집값 떨어지면 집을 사는게 좋을까? |
최근 서울 강남에서 10억원대 아파트 가격이 하락했다는 뉴스가 나옵니다. 전세금은 오르는데 집값은 왜 떨어질까요?
금융위기 때문인가?
사람들은 유럽의 금융위기를 염려해서 부자들이 집을 급매물로 내놓기 때문에 집값이 폭락한다고 주장합니다.
최근 온스당 1,900달러를 상향 돌파했던 금값이 1,600달러 이하로 폭락한 이유도 유럽의 금융기관들이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금괴를 내다 팔았기 때문이며, 금융위기가 본격화되면 세계적으로 자산가격 하락은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에 우리나라도 집을 여러 채 보유한 부자들이 미리 급매물로 집을 처분하는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우리나라도 1997년 말부터 1998년까지 IMF사태를 경험하면서 그 이전에는 한번도 내려간 적 없었던 집값이 1997년과
1998년에는 큰 폭으로 하락하는걸 경험했습니다. 당시는 유동성이 부족하고, 긴급자금이 필요해 집을 급매물로 내 놓
았기 때문에 집값이 폭락했습니다. 하지만 1999년부터 2003년 IMF사태로부터 회복되는 동안 우리나라 집값은 큰 폭으
로 올랐습니다. 주식시장에서 투매가 나온 이후 주식 값이 급등하듯이 만약 유동성 문제로 집값이 큰 폭으로 하락하는
것이라면 이제는 집을 사야할 때를 저울질해야 할 타이밍이라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이런 주장은 성급한 결론입니다. 왜냐하면 유럽의 금융위기가 아직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친것도 아니고, 우리
나라의 상황이 IMF사태 당시처럼 유동성 문제를 느낄만큼 자금사정이 긴박하게 돌아가는 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유럽의 금융위기는 앞으로 2~3년은 지나야 금융위기의 터널을 벗어날 수 있다는 예상을 믿는다면 유동성을 염려해서
집값이 내려가더라도 아직 바닥까지 떨어지려면 기간이 더 필요하다는 걸 알아둬야 합니다.
혹시 베이비붐 세대의 매물이 나오는건 아닐까?
우리나라의 베이비붐 세대(1955년~1964년 출생)는 지금 약 750만명 정도로 추정됩니다. 그 동안 집값이 인플레이션
상승률을 웃돈 이유를 베이비붐 세대의 주택 초과수요에 의한 현상이라고 본다면 앞으로 이들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
하고 집을 줄이거나 매각할 경우에는 주택 공급이 넘쳐서 집값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을 것입니다.
물론 지금 당장 베이비붐 세대가 모두 은퇴한 건 아니지만 정보는 항상 앞서가는 선행성이 있기 때문에 지금부터 베
이비붐 세대의 매물이 나타나기 시작해서 집값이 큰 폭으로 하락하기 시작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런 주장을 믿는다면 집값이 하락하더라도 집을 사는 것보다 전세나 월세로 사는게 현명한 일입니다.
이런 주장은 왜 집값이 내리는데 전세금이 오르느냐에 대한 설명이 될 수 있습니다. 이 주장이 맞는다면 앞으로 집값
약세, 전세금 강세 현상은 계속될 것이며, 특히 임대차 계약의 갱신이 집중되는 짝수 해를 맞이해서 2012년에는 전세
금 강세가 두드러질 것입니다. 하지만 베이비붐 세대의 매물 때문에 집값이 하락한다는 주장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왜 하필 집값 하락이 시작되는 시점인지 단정적으로 말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가수요 실종이 집값 하락을 촉발했다?
'한국 부동산 신화는 무너졌다'는 기사가 얼마 전 일본 신문에 보도된 적이 있습니다. 2008년의 금융위기 이후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중심으로 아파트매매 건수가 줄고 집값 하락이 장기간 계속되고 있다고 소개하면서 집값 장기 하락의
원인에 대해서 부동산가격 하락으로 차익을 노린 전매가 어렵게 되면서 소비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라고 주장합니다.
최근 우리나라의 주택보급률은 이미 100%수준입니다. 가구 당 주택이 1~2채씩 돌아간다는 뜻입니다. 1990년의 주택
보급률 85%와 비교하면 큰 발전입니다. 하지만 주택보급률이 올라가면서 다주택 보유자만 늘었지 자가 소유자 비율은
오히려 줄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주택임대사업이 크게 발달하지 않았습니다. 이 말은 집에 투자하는 이유가 임대수입이 목적이 아니라 시세
차익이 목적이라는 뜻입니다.
월세보다 전세제도가 일반화되어 있는 현상이 이를 뒷받침합니다. 소액투자로 다주택을 소유하고 시세차익을 얻기 위
해서는 월세보다 전세제도가 주택 소유자에게는 유리하기 때문이었습니다.
주택보급률이 높아질수록 다주택 소유자만 늘어난다는 것은 가수요가 집값을 끌어올리는 원동력이라는 뜻입니다.
하지만 주택대출에 제동이 걸리면서 주택 가수요가 크게 위축되었고, 가수요 위축은 집값 상승폭 둔화로 이어지고, 집
값 상승률이 인플레이션 상승률에 못미칠 것이라는 생각은 더욱 심각한 가수요 위축을 촉발하면서 집값은 장기 하락
곡선을 그리고 있습니다. 이런 와중에 유럽 금융위기처럼 자산가격 하락 가능성이 대두되는 등 주택수요를 더욱 위축
시키는 악재가 나타나면서 집값은 일시적인 폭락세를 보인 것일수도 있습니다.
지금 상황은 실수요자는 집값이 떨어지면 주택매입에 나서는 것도 좋지만 시세차익을 노리는 가수요자는 집값이 더
떨어지기 전에 다주택을 매각하는게 바람직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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