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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시 크래시의 재림, 5월에는 주식을 팔고 떠나라?

 5월에는 주식을 팔고 떠나라?  

이 말은 우리나라 주식시장에 대한 말이 아닙니다. 미국 주식시장을 두고 하는 말입니다. 미국 다우지수는 2008년의
신고점을 계속해서 갱신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5월에 주식을 팔고 떠나라고 합니다. 이 말은 단순히 앞으로 주가가
하락세로 기울 것이니 리스크 관리를 하라는 정도의 말이 아닙니다. 하루 아침에 어쩌면 1,000포인트 이상 폭락하는
충격적인 사태가 다시 올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플래시 크래시의 재림?



2010년 5월 6일, 미국 다우지수는 장 마감을 15분 가량 남기고 갑작스럽게 1,000포인트 가까이 빠졌다가 가까스로
낙폭을 회복하면서 347포인트 하락한 채 장을 마감했습니다. 우리는 이를 '플래시 크래시' 라고 부릅니다.
마치 번개치듯이 순식간에 주가가 초토화되었다는 뜻입니다.
플래시 크래시 사건은 미국 다우지수가 1,000포인트 하락하는 불과 몇 분 동안에 1,200조원의 주식 가치가 증발해
버린 충격적인 사건이었습니다. 제임스 앤젤(조지타운대) 교수는 "플래시 크래시가 또 한차례 올 것" 이라고 주장합
니다. 플래시 크래시의 재발 가능성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6월로 미국이 계속 달러를 푸는 양적완화 정책이 종료된
다는 점을 근거로 들고 있습니다.
미국 정보는 달러를 계속 찍어내면서 거의 제로 퍼센트의 자금을 시장에 공급하는 양적완화 정책을 폈고, 주식시장
으로 '공짜돈' 이 쏟아져 들어오자 주가폭락 사태는 진정되고 최근 1년 동안 오히려 주가는 가파르게 회복되어 이제
는 2008년의 전고점을 돌파하고 신고점을 갱신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2010년 플래시 크래시 사건이 발생한 후 1년이 지나도록 아직도 정확한 원인조차 밝혀지지 않고 있다는 점
입니다. 작년 5월의 플래시 크래시는 원인이 해소된게 아니라 최근 1년 동안 '공짜돈' 에 의한 진통제 효과 때문에
잠복기를 거칠 뿐이라는 주장도 제기됩니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즈' 는 미국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양적완화 정책의 중단을 선언하면 투자자들이 자금을
대거 거둬들일 것이기 때문에 주식시장에는 매도 사태가 일어나고 주가는 순식간에 급락할 수 있다고 진단합니다.
거의 제로 퍼센트의 '공짜돈' 이 쏟아지면서 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하는 레버리지 투기가 크게 증가한 것도 플래시
크래시의 가능성을 점치는 원인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주가는 더 이상 비싼값을 주고 매입하는 사람이 없다면 하락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자를 올리고 그동안 풀었던 자
금을 거둬들이면 돈을 빌려서 주식에 투자했던 투기꾼들은 순식간에 매도세로 돌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문제는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주식매매를 자동화시키고 있기 때문에 한쪽에서 주식을 내 놓으면 주가가 하락하고, 주가가
하락하면 컴퓨터가 매도를 늘리는 악순환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입니다.
미국의 투자전문 채널 CNBC는 최근 며칠동안 나타난 은값 폭락사태는 증거금 인상 → 투기꾼의 매도 촉발 → 은값
하락 → 추가매도 공세의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순식간에 25% 폭락을 기록한 일종의 플래시 크래시 사태라고 주장
했습니다. 문제는 주식시장에서도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안전장치는 있는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2010년의 플래시 크래시 사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주가가 급락하면 주식매매를 일시정지
하는 서킷브레이커 제도를 도입하는 등 안전장치를 마련하고 있기 때문에 플래시 크래시의 재연 가능성은 희박하다
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펀드매니저들의 생각을 다릅니다. 서킷브레이커 제도를 비롯한 몇가지 조치만으로 플래시 크
래시의 재발 가능성을 잠재우는 것은 역부족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입니다. 2010년 발생한 플래시 크래시는 미리 예
방할 수 있는 성질의 사건이 아니며, 흔치 않지만 언제라도 주식시장에 다시 찾아올 수 있는 악몽이기 때문입니다.



플래시 크래시, 우리나라는?



'하의실종' 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바지 또는 치마가 하도 짧아서 티셔츠를 내서 입으면 속에 바지나 치마를 입었는
지 안 입었는지 모를 정도로 초미니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패션계에서는 '미니 바람이 불면 경기가
나빠진다' 는 속설이 있다는 점입니다. 경기가 어려워질 것 같아 원가 절감을 위해 미니 바람을 유행시키는 걸까요?
미국에서 플래시 크래시 현상이 나타나면 우리나라 주식시장에 크게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우선 최근 2년간 코스피지수를 끌어올린 것은 외국인 자금이며, 이중 상당부분은 미국에서 거의 제로 퍼센트 '공짜
달러' 를 빌려서 투자한 달러캐리 자금입니다. 그러나 미국에서 양적완화 정책이 끝나고 시중자금을 거둬들이면 달
러캐리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게 되고, 외국인의 순매도가 급증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노릇입니다.
게다가 '2010년 가계금융조사'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 10집 가운데 1집은 대출이자를 연체하거나 대출 원금을 제때
갚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그만큼 국내적으로는 신용위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외국인 순매도와 국내 신용위기가 맞물리면 우리나라 주식시장에도 플래시 크래시 사태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