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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ch info/세금/부동산

부동산투자, 무조건 묻어두면 성공할까?

 땅에 돈을 묻으면 돈이 썩는다  

'돈을 땅에 묻는다' 이 말은 인플레이션이 진행되고 땅값이 오르면 부자가 될 수 있다는 믿음에서 출발합니다.
그렇다면 돈을 땅에 묻는다고 부자가 될 수 있을까요? 만약 1988년에 1억원을 땅에 묻었다면 지금은 어땠을까요?
한국토지주택공사의 지가 변동률 통계를 보면 1988년 1억원을 투자해 서울의 땅을 매입했다면 지금쯤 3억원으로 가격
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복리로 따지면 연 5%에 불과합니다. 1988년부터 2010년까지 인플레이션이 연평
균 4.2%라는 점을 감안하면 인플레이션을 약간 웃도는 수준에 불과합니다.
투자지역을 잘못 골라 전북이나 충북 또는 경남이나 경북의 상업지역에 투자했다면 23년 동안 땅값이 1억원에서 1억5
천만원으로 고작 5천만원 오르는데 그쳤습니다. 같은 기간동안 물가가 1억원에서 2억5,700만원으로 오른 것을 감안하
면 인플레이션을 따라잡기는 커녕 오히려 돈 가치를 까먹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땅에 돈을 돼 묻을까?


 
최근 23년 동안 전국의 땅값 상승률은 연평균 4.3%에 불과합니다. 같은 기간 연평균 인플레이션이 4.2%라는 점을 생
각하면 땅에 돈을 묻으면 인플레이션으로부터 돈 가치를 지켜주는 정도입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땅에 돈을 묻겠다
고 합니다. 그 이유는 '프레이밍 효과' 때문입니다.

'프레이밍 효과'

예를 들어 1988년에 1억원을 주고 주거용지를 매입했다면 4년만에 땅값은 2억2,830만원으로 올랐습니다. 땅값 상
승을 하나의 비디오로 본다면 사람들의 머리속에는 이때의 땅값 폭등장면(프레임)이 선명하게 기억으로 남습니다.
물론 23년 동안 계속해서 이런 속도로 땅값이 상승하지는 않습니다. 1988~1991년 4년 동안 단기간에 땅값이 폭등
한 것을 제외하면 땅값 상승은 별볼일 없었다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의 머리속에는 4년 동안 땅값이 폭등
했던 장면만 기억에 남아 재테크 의사 결정을 좌우하게 됩니다.
행동경제학에서는 이런 현상을 '프레이밍 효과' 라고 하는데 '프레이밍 효과' 는 착시현상을 유발해 사람들로 하여
금 돈을 땅에 묻도록 부추깁니다.


어떤 사람들은 땅값이 폭등한다는 정보를 듣고 미리 땅에 투자를 했다가 개발이익을 챙기면 되지 않느냐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입수한 정보가 맞는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정보가 어긋나 땅값 상승률이 인플레이션 상승률에도 못 미친다면 결
국 땅에 묻은 돈을 썩히는 셈이 됩니다. 혹시 정보가 맞더라도 23년 동안의 땅값 상승률은 연평균 7~8% 수준이 최고가
입니다. 이 정도 수익률은 1988년부터 20년 동안의 코스피지수 상승률 7%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잘해야 주식투자 수익률 정도이고, 정보가 빗나가면 낭패를 본다는 점에서 돈을 땅에 묻는 재테크는 잘 해야 본전에 불
과합니다. 그런데도 주식형 인덱스펀드를 기피하고 땅에 돈을 묻는 불합리한 선택을 하는 이유는 주식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땅은 눈에 보이는 실물투자라는 '가시적 효과' 도 한 몫 합니다.



무작정 돈을 땅에 묻으면 돈이 썩는다



'효율적 시장' 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투자정보가 효율적으로 공유되는 시장을 말합니다. 선진국이 될수록 개발 정보는
공유되므로 땅을 소유했다는 사실만 가지고 부자가 될 기회는 점점 줄어들 것입니다.
루머에 휩쓸려 무작정 땅을 사 둔다고 땅값이 오르는게 아니라 앞으로 개발이 되고 땅값이 오를 땅을 사야 합니다.
땅에 투자하는 것도 '가치 투자' 의 원리가 적용됩니다. 앞으로 땅값이 오를 땅을 골라내는 가치투자 능력은 노력 없이
쉽게 얻을 수 있는게 아닙니다. 이제는 무작정 돈을 땅에 묻으면 썩는 시대입니다.